2016. 12. 22. 13:43 | Comment




   쿠니미는 처음부터 카게야마가 싫었다. 


   배구부 1학년 중 가장 작은 키, 그리고 마른 몸으로 ‘적당히’를 모르고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면서도 힘든 기색 하나 없는 배구 바보. 한 사람을 유난히 초롱거리는 눈으로 바라보는 짧은 앞머리의 동급생. 도대체 뭐가 그렇게 좋아서 저렇게까지 뛰어다니고, 계속 거절당하면서도 쫓아다니는 걸까. 쿠니미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불편했다.


   그런데 왜 자꾸 보게 되는 거지. 쿠니미는 또다시 자연스럽게 카게야마에게로 움직이는 자신의 시선을 느꼈다. 배구공을 줍기 위해 발을 떼던 카게야마와 쿠니미의 눈이 마주쳤다. 우연히 마주친 거라고 생각한 건지, 바로 고개를 숙여 배구공을 집어 들고 가차 없이 돌아선다. 그나마도 잠시 마주친 눈은 배구공을 볼 때보다도 무감정해 보이는 눈이었다.


   분명 불편한데, 어째서 저 눈이 날 향하는 건 싫지가 않을까. 왜 저 시선을 잡아두고 싶지. 쿠니미는 눈 한번 깜박이지 않으며 카게야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카게야마에게 사귀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우연한 일이었다. 쿠니미는 우연히 점심시간에 수돗가에 들렀고, 우연히 카게야마를 보았다. 굳이 아는 척할 사이는 아닌가. 발걸음을 돌리려던 찰나 그 앞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게 보였다. 카게야마가 상대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카게야마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이 있었다. 그대로 발걸음을 옮기면 됐는데 왜인지 모를 묘한 불안감에 쉽사리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곧 둘이 껴안는 것까지 확인한 후에야 쿠니미는 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카게야마의 앞에 있던 사람은 뒷모습만 보였지만 누군지 알아채기엔 충분했다. 조심성이 없다고 생각하며 발을 떼는데 이상하게 손이 떨렸다. 


   놀라서, 그저 놀라서일 것이다. 카게야마가 동성의 부원과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상대가 카게야마가 늘 쫓아다니던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그래, 그것 때문에 놀라서 떨리는 거겠지. 쿠니미는 그로서는 드물게 큰 보폭으로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쿠니미가 방과 후 체육관에 들어서자 바로 킨다이치와 이와이즈미가 보였다. 이와이즈미는 킨다이치의 블로킹 자세를 봐주는 중이었다. 킨다이치가 제법 비슷하게 블로킹 자세를 따라 하자 이와이즈미가 환하게 웃으며 킨다이치의 등을 한 번 쳐 격려했다. 쿠니미는 져지를 벗어 놓으며 둘을 흘끔 곁눈질했다. 이와이즈미가 목에 두르고 있던 수건을 킨다이치에게 내밀자 킨다이치가 어색하게 웃으며 받아들었다. 선배의 가르침에 꽤나 들뜬 듯한 웃음이었다. 킨다이치는 감정을 드러내는 걸 부끄러워하면서도 그런 감정마저 표정에 뻔히 드러나곤 했다. 꾸벅 인사한 킨다이치가 비품실로 가는 걸 본 쿠니미가 이와이즈미에게 다가갔다.


   “이와이즈미 선배.”

   “어, 쿠니미 왔냐.”


   이와이즈미의 눈이 쿠니미를 향했다. 그저 바라볼 뿐인데도 믿음을 주는 듯한 묵직한 시선이었다. 이와이즈미는 키타가와 다이이치 부원 누구에게나 평가가 좋은 사람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친했다던 오이카와를 제외하곤 모두에게 공평하게 좋은 사람이었다. 모두에게 비슷하게 듬직한 선배, 그리고 멋진 친구였지만 그 때문에 그에게 오이카와를 제외하고 특별한 사람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카게야마가 왜 좋아요?”


   그러니까, 그날 그 수돗가에서 카게야마를 안고 있는 사람이 이와이즈미인 걸 확인했을 때 쿠니미가 놀라 손이 떨린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뭐, 뭐?”


   이와이즈미는 쿠니미의 물음에 당황한 듯 자신의 목덜미를 더듬거렸다. 조금 전까지 걸고 있던 수건을 찾는 듯했다. 맨 목덜미를 더듬다 킨다이치에게 수건을 줬다는 걸 깨달은 건지 갈 곳을 잃은 손이 체육복 목 부분을 만지작댄다. 쿠니미가 들고 있던 수건을 건네자 고맙다고 인사하며 받아 들려다 헛손질로 바닥에 수건을 떨어트리기까지 한다. 하하, 어색하게 웃은 이와이즈미가 수건을 들어 얼굴을 벅벅 문지르곤 목에 두르려다 또다시 떨어트렸다. 당황한 티를 숨기지 못하는 움직임이었다. 쿠니미가 이와이즈미를 빤히 응시하자 또 한 번 어색하게 웃은 이와이즈미가 입을 열었다. 처음엔, 아니라고 하겠지.


   “누가 그런 소리를, 아니야.”


   생각한 대로였다. 아니라고 손까지 저으며 말한 이와이즈미가 허리를 굽혀 떨어트린 수건을 집어 든다. 체육관 양 끝을 오가는 눈, 괜한 수건만 만지작거리는 손길. 여전히 담담하지 못한 움직임이었다. 사실 그게 무슨 소리냐는 대답이 더 자연스러웠을 텐데 그런 걸 생각할 여유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이와이즈미가 쿠니미에게 다시 수건을 건넸다. 쿠니미는 아무 말 없이 이와이즈미로부터 수건을 받아들었다. 여전히 자신만 응시하는 쿠니미의 시선에 이와이즈미가 무겁게 한숨을 쉬었다.


   “설마 소문… 난 거냐?”

   “아뇨, 저만.”

   “아무도 모르는 거 맞아?”

   “제가 알기로는요. 그래서 어디가 좋아요?”


   이와이즈미가 어딘가 난처한 기색으로 쿠니미를 바라보다 곧 옆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투박한 손놀림으로 머리를 벅벅 긁었다. 말을 하려다 목이 멘 듯 헛기침까지 한다. 가만 보니 뭐라 말을 시작한 것도 아닌데 어느새 목이 벌게져 있다. 


   “뭐, 귀엽고…. 사람 좋은 데 이유가 있냐. 그냥 보면 좋으니까 좋아하나보다 한 거지.” 


   이상했다. 이와이즈미는 제가 물어봐서 대답을 해준 것뿐인데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대답은 짧았고, 사랑에 빠졌다는 걸 티 내듯 반짝거리는 눈으로 구구절절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도 아니었다. 시시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으나 한눈에 좋아한다는 게 티가 났다. 쿠니미는 급하게 고개만 살짝 숙여 인사하곤 걸음을 옮겼다. 이와이즈미도 더 말할 생각은 없어 보였으나 부끄러운 듯 둘 곳을 찾지 못하는 눈도, 말하기 전보다 더 붉어진 목덜미도, 희미하게 올라가 있는 입꼬리도 더는 보고 싶지 않았다.




   재밌네. 쿠니미는 흩어져있는 공을 정리하며 흘끗 카게야마를 쳐다봤다. 알게 된 후에 보니 한 사람만을 쫓는다고 생각했던 카게야마의 눈은 이와이즈미도 착실하게 쫓고 있었다. 오이카와를 향하던 중에도 이와이즈미가 보이면 잠시나마 돌아가는 눈이 이젠 쿠니미에게도 보였다. 언제 봤냐는 듯 다시 오이카와를 향하긴 했으나 이와이즈미를 바라보는 그 찰나도, 쿠니미를 쳐다보던 때처럼 무감정한 눈은 아니었다. 


   오이카와의 서브를 남몰래 따라 하면서 이따금 이와이즈미를 향하는 시선도 보였다. 그러다 둘의 눈이 마주치면 싱글 웃었다. 저렇게 웃을 줄 아는 애였나. 쿠니미가 이와이즈미에게로 고개를 돌리면, 이와이즈미도 카게야마를 사랑스럽다는 듯 보며 웃고 있었다. 


   저렇게 서로를 향해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데 그간 왜 몰랐나 싶을 정도였다. 아니면, 눈치챌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자신이 둘을 의식하고 있는 거든가. 쿠니미는 자꾸 돌아가려는 고개를 억지로 숙였다. 잠시 전 둘을 지켜보기 위해 다시 묶어 단정하게 매듭지어진 운동화 끈이 어쩐지 초라했다.




   “카게야마도 이와이즈미 선배를 좋아하는 건 맞아요?”


   괜한 심술이었다. 공을 들고 종종거리는 카게야마를 쳐다보며 키득대듯 웃고는 물통을 집어 드는 이와이즈미에게 저절로 발이 움직였다. 쿠니미가 대뜸 묻자 이와이즈미가 마시던 물을 풉 소리를 내며 뱉고는 주변을 살핀다. 조심하라는 듯 엄한 표정으로 “쿠니미.” 부른 이와이즈미가 곧 다시 표정을 풀었다.


   “그게 아니라면, 왜 내 고백을 받아줬겠어. 의심 안 해.”


   갑자기 웬 말이냐고 물어올 줄 알았는데 작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쉰 이와이즈미가 선선히 답을 해왔다. 대답도 딱 그다웠다. 부끄러운 듯 어디가 좋은지 대답하던 때와 다르게 정면으로 쿠니미를 바라보는 눈빛도 딱 그다웠다.


   타인의 비뚤어진 심술에 금이 갈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충동적으로 내뱉어버리고 만 자신이 짜증스러웠다. 이와이즈미는 카게야마랑 어떤 쪽으로 통하는 면이 있었다. 잘 만났네. 하긴, 겨우 며칠 살펴본 쿠니미도 알았다. 오이카와의 배구를 보며 동경의 눈빛을 보내다, 이와이즈미를 보며 얼음이 녹듯 사르르 풀어지는 얼굴. 누구를 어떤 감정으로 좋아하는 건지 그 차이가 분명했다. 자신도 알 정도인데, 당사자가 애정을 의심할 리 없나. 


   아니, 쿠니미라면 카게야마가 오이카와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전전긍긍했을 것이다. 카게야마의 눈이 오이카와를 향할 때마다 초조한 기분으로 그의 뒷모습을 보는 자신이 어렵지 않게 그려졌다. 구겨지려는 표정을 애써 갈무리했다. 그런데 왜, 카게야마와 사귀는 상상을 한 거지. 나는 걜 싫어하는데. 불쾌한 기분이었다. 더 불쾌한 건 이 기분이 정말 카게야마와 사귀는 상상을 한 것 자체에 대한 불쾌함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쿠니미는 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썩 기껍지 않을 질문만 한 후배임에도 이와이즈미가 쿠니미를 대하는 태도는 전과 다르지 않았다. 쿠니미와 눈이 마주치면 평소처럼 씩 웃었다. 한쪽 입꼬리만 끌어올려 웃는 모습임에도 신기하게 시원하고, 선배 같은 웃음이었다. 


   날 보고 열심히 하라는 듯 웃어주는 저 선배는, 아끼는 후배가 애인을 뺏어도 여전히 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쿠니미는 또 괜한 심술에 휩싸였다. 괜한, 심술이어야 했다.


   “이와이즈미 선배.” 

   “어, 왜?”

   “후배들…. 다 아껴요?”


   이와이즈미가 인상을 찌푸렸다. 질문의 의도가 뭔지 파악하려는 듯 쿠니미의 눈을 응시하던 이와이즈미가 뭔가 깨달은 얼굴로 쿠니미의 어깨를 턱 잡아 왔다.


   “쿠니미.”

   “네.”

   “그런 거 없어. 카게야마랑… 사귀고 있긴 하지만 애들 전부 신경 쓰고 있고.”


   카게야마의 이름을 말할 땐 민망한 듯 목을 고르고, 사귄다는 말을 하면서는 주변을 신경 쓰는 듯 조금 작아진 목소리로 나온 대답은 쿠니미의 의도와는 동떨어진 대답이었다. 맞아, 이 사람은 카게야마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했지. 카게야마랑 사귀고 있어서 혹시 편애하는 건 아니냐는 의도로 물은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건 아무 상관 없는데. 쿠니미가 보일 듯 말 듯 작게 한숨 쉬자 이와이즈미가 급히 말을 이었다.


   “너도 마찬가지로 아끼고 있고, 킨다이치도…”


   더 듣고 있을 필요는 없었다.


   “그럼, 아끼는 후배가 애인을 뺏어도 계속 아낄 수 있어요?”


   이와이즈미의 말이 멈췄다. 쿠니미의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본인은 힘이 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쿠니미는 이와이즈미의 손을 잡아 내렸다.


   “카게야마는 제가 꼬시는 줄도 모르겠지만… 선배는 곧 졸업하시잖아요.”

   “그래서 카게야마를 뺏겠다고?”

   “말은 해두는 게 예의인 것 같아서요.”

   “그렇게 생각한 것부터가 예의가 아니란 생각은 안 드냐?”


   이와이즈미가 잠시 매서운 표정으로 쿠니미를 바라보다 착잡한 듯 자기 머리를 헤집으며 “포기해.” 하고 말해온다. 고작 십몇 초 되는 시간 사이에 이와이즈미의 눈빛이 바뀌어 있었다. 치켜 올라간 눈꼬리임에도 사나운 기색 없이, 묘하게 후배를 안쓰럽게 보는 기운만 남은 이와이즈미의 눈이 다시 쿠니미를 향했다. 


   쿠니미는 경계하는 듯한 눈빛보다 지금의 눈빛이 더 기분 나빴다. 


   “제가 못 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카게야마잖냐.” 

   “네?”

   “별로 걱정 안 돼. 너도 카게야마가 어떤 애인 줄은 알 거 아냐.” 


   쿠니미가 입술을 짓씹었다. 자길 불안하게 만들지 않을 거라는 연인에 대한 신뢰. 카게야마의 이름을 말할 때 기분 좋은 웃음과 함께 풀어지는 얼굴. 카게야마가 이와이즈미를 보며 짓는 표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걱정되면서 애써 아닌 척하는 게 아니었다. 정말로 걱정하고 있지 않았다. 

그럼 왜 포기하라고 하는 건데. 



   아.



   “제가 상처받을 걸 걱정하는 겁니까?”


   쿠니미의 말투가 날카로워졌다. 이와이즈미가 대답하지 않았다. 제 애인을 뺏겠다고 선전포고하는 후배가 상처 입지 않을까 걱정하는 선배라니. 쿠니미는 실소를 참지 않았다. 이와이즈미는 언제나처럼 건실한 눈으로 쿠니미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카게야마는 날 두고 바람을 피우진 않을 거야.”

   “네, 그렇겠죠. 헤어지고 만나는 걸 바람이라고 부르진 않을 테니까요.”


   이와이즈미가 골치가 아픈 듯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곤란한 듯했으나 여전히 애인을 뺏겠다는 후배의 행동에 마음을 졸이고 두려워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이와이즈미는 쿠니미도 카게야마가 어떤 사람인지 알 테니 걱정하지 않는다는 듯 말했지만 쿠니미는 자신이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보일 반응이 이와 다를 거라 확신할 수 있었다. 카게야마의 앞에는 오이카와가, 뒤에는 이와이즈미가 있다는 생각에 카게야마를 더 옭아매려 했겠지. 그리고 카게야마는 조금씩 쿠니미에게 거리를 두었을 것이다. 겨우 두 살 차이인데,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졸업, 미리 축하드려요.” 


   쿠니미는 때 이른 인사를 하고 바로 자리를 떴다. 뒤에서 이와이즈미가 한숨을 내쉬는 게 들렸다. 




   기분 더러워.

 

   한 방 쏘아준 건 자신인데, 진 기분이었다. 뺏고 싶었다. 쿠니미는 자꾸만 일그러지는 표정을 숨기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걸었다. 그간 제가 비뚤어져서 싫어하는 카게야마가 행복한 것도 보기 싫은 거라고, 이와이즈미를 볼 때마다 불쑥 심술이 돋아나는 건 카게야마가 싫어서 카게야마를 사랑스럽게 보는 이와이즈미의 시선조차 불편했기 때문이라고 애써 생각했던 게 전부 쓸모없이 느껴졌다.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그렇게 될 것 같았다. 카게야마를 좋아한다고 인정하는 것보다 그게 더 편했고, 그랬으면 했으니까. 이와이즈미와 사귄다는 걸 알게 되자마자 떨리던 손이 이미 마음이 넘어가 있다는 증거였는데. 


   쿠니미는 카게야마의 눈이 감정을 담아 자신을 볼 날을 상상했다. 입꼬리가 비뚜름하게 올라갔다. 뺏을 것이다. 이와이즈미는 여전히 제 뒷모습을 보고 있겠지. 심란한 얼굴을 하고 있을까. 


   쿠니미는 보란 듯 카게야마를 향해 걸었다. 두고 보라지. 이와이즈미 없이 카게야마와 보낼 2년은 쿠니미에게 절대 짧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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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이치카게 합작에 참여했습니다.

합작 주소는 이쪽 eqgh55.wixsite.com/kitaxtobio


토비오 생일 너무 축하해! 정말 많이 좋아해. 늘 배구하며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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